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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향기 / 심재현

sim jaehyeon 2014. 2. 26. 18:47
봄의 향기

심재현


봄은 또
곁으로 다가왔다.

차갑고 시리던 얼음 밑으로
조금씩 조금씩
봄은 곁으로 다가왔다.

다가오면 다가올수록
조금씩 죽어가고 있다.

바짝 꼬부라진 노부의 허리,
골 깊게 폐인 이마의 주름살
얼마나 많은 봄이
다녀갔다는 것인가!

다녀간 흔적들
깊은 골 늘려만 가고
어두운 그림자를 만든다.

한 번은 곁을 떠나고
또다시 떠나보내는
고약한 봄의 향기

그것이 두려워
움츠리지 않을 것이다.

곁을 스쳐 지나는
미약한 봄의 바람이
죽음의 속으로 몰더라도
봄의 향기를 쫓아가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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