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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 그리고....
나그네| 박목월 |강나루 건너서밀밭 길을구름에 달 가듯이가는 나그네길은 외줄기남도南道 삼백리술 익는 마을마다타는 저녁놀구름에 달 가듯이가는 나그네since 2014 -Sim Jae-hyeon's Literature and People
성탄제| 김종길 |어두운 방 안엔바알간 숯불이 피고,외로이 늙으신 할머니가애처로이 잦아드는 어린 목숨을 지키고 계시었다.이윽고 눈 속을아버지가 약을 가지고 돌아오시었다.아, 아버지가 눈을 헤치고 따 오신그 붉은 산수유 열매 ――.나는 한 마리 어린 짐승,젊은 아버지의 서느런 옷자락에열로 상기한 볼을 말없이 부비는 것이었다.이따금 뒷문을 눈이 치고 있었다.그날 밤이 어쩌면 성탄제의 밤이었을지도 모른다.어느새 나도그때의 아버지만큼 나이를 먹었다.옛것이라곤 찾아볼 길 없는성탄제 가까운 도시에는이제 반가운 그 옛날의 것이 내리는데,서러운 서른 살 나의 이마에불현듯 아버지의 서느런 옷자락을 느끼는 것은,눈 속에 따오신 산수유 붉은 알알이아직도 내 혈액 속에 녹아 흐르는 까닭일까.since 2014 -Sim Jae..
빼앗긴 일상에도 봄은 오는가? 단지내 봄꽃은 개화를 서두른다. 자연의 순리는 단 한 번도 어기는일 없듯이 바이러스와 함께하는 지친 삶에도 반드시 봄은 찾아오리니....
그대 보고 싶은 마음 죽이려고 산골로 찾아갔더니, 때아닌 단풍 같은 눈만 한없이 내려 마음 속 캄캄한 자물쇠로 점점 더 벼랑끝만 느꼈습니다 벼랑끝만 바라보며 걸었습니다 가다가 꽃을 만나면 마음은 꽃망울 속으로 가라앉아 재와 함께 섞이고 벼랑끝만 바라보며 걸었습니다 조정권 시집「비를 바라보는 일곱가지 마음의 형태」중 "벼랑끝" 전문
시간의 중량 / 정진경 남자 몸에 시간이 연결되어 있다. 뇌졸중으로 쓰러진 몸에서 흐르는 시간은 5톤짜리 크레인 하중 걸어도 뛰어도 속도가 일정한 시계를 남자는 장착하고 있다. 병실 바닥에는 추락한 혜성의 꼬리 밥알들이 어수선하게 흩어져 있다. 빠른 속도로 추락한 것들을 줍고 있는 남자, 느려진 심장박동 신경 회로에서 발원하는 무게의 중량감이 그를 지면으로 끌어당긴다. 창문틀 안 하늘은 궁륭처럼 높아 슬프게도 푸른데, 남자의 시선은 아래로만 치닫는 경사면을 본다. 탱고의 빠른 리듬을 잃은 일상 시간에 굶주렸던 몸이 살풀이를 한다. 한 숨 한 숨의 느린 호흡으로 한 끼 식사를 한다. 시간이 늘어지고 있는 몸 시계, 생명이 째깍거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