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풍, 그리고....

사람도 그러하더라. 본문

소풍/소풍 둘ㅣ삶, 그리고

사람도 그러하더라.

sim jaehyeon 2019. 11. 28. 15:36
기억하여 기록하다 -

사람도 그러하더라  / 심재현


한올한올 실을 엮었더니
원단이 되고 염료 섞어 돌렸더니
형형색색 아름다운 옷감이 되더라
옷은 그렇게 세상에 나오더라

사람도 그렇게 아름답더라
사람도 그렇게 세상에 나오더라

세상 나와 온갖 흙 먼지, 오물 묻어난 옷
세탁기에 돌렸더니 금세 깨끗해지더라
구김 있는 옷가지 다리미에 맡겼더니
구김 없이 펴지더라

사람도 그렇게 깨끗해지더라
사람도 그렇게 펴지더라

시간이 흐르고 또 흐르니
옷은 수명 다하여 옷 수거함에 들어가더라
비바람에, 추위에, 더위에 모진 만고풍상 겪고 나니
결국은 그렇게 가더라
원단을 풀어헤치니 결국은 실이더라

사람도 그렇게 가더라
사람도 그러하더라

人生無常(인생무상) 塞翁之馬(새옹지마)더라.



난 자리는 금세 표가나듯 홀 애비 신세 되어버렸다
아내의 빈 자리, 자식의 빈 자리 집안이 휑 하다.

데굴데굴 구르다 빨래감 개어놓고 보니
인생 참 옷가지에 불과하더라.

주인곁에서 머물다 그렇게 가는 옷가지들,
우리내 사는 인생살이와 어찌도 이리 흡사한지....

자연에 의탁하여 사는 우리내 인생사
결국, 목적지는 같은 법 이거늘
발버둥치며 살아간들 얻는것은 무엇이랴.
또 잃는것은 무엇이랴.


2013년 8월의 어느 날 빨래를 개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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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m, jaehyeon(심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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