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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소풍 넷ㅣ사진, 그리고

산사에서

sim jaehyeon 2020. 1. 19. 01:35

산사에서

심재현


야로에 목을 축이는
백화초엽.
노승의 헛기침에
산사는 눈을 뜨고

우물에 둥지를 튼
여명을 가른 효천
인간의 번뇌를
우물에 가라앉힌다

효풍은
처마 끝 풍경을 스쳐
불경 외는 노승의 무릎 앞에
겸손히 다가서 앉고

마당에 흘리고 간
불자들의 팔고
동자승 빗질에 가만가만
산사 한 귀퉁이에 떠밀려 쌓인다.

그 무리들에 섞인 자아
길 잃은 미아처럼
제 몸 하나 이기지 못하고
이리저리 찾아헤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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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산 상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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