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풍, 그리고....
산사에서 본문
산사에서
심재현
야로에 목을 축이는
백화초엽.
노승의 헛기침에
산사는 눈을 뜨고
우물에 둥지를 튼
여명을 가른 효천
인간의 번뇌를
우물에 가라앉힌다
효풍은
처마 끝 풍경을 스쳐
불경 외는 노승의 무릎 앞에
겸손히 다가서 앉고
마당에 흘리고 간
불자들의 팔고
동자승 빗질에 가만가만
산사 한 귀퉁이에 떠밀려 쌓인다.
그 무리들에 섞인 자아
길 잃은 미아처럼
제 몸 하나 이기지 못하고
이리저리 찾아헤매인다.
copyright(c) All rights reserved by sim, jaehyeon(심재현)
오대산 상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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